[스크랩] 독일에서의 봄나물 하이라이트 , 명이나물 캐기

2015. 5. 9. 22:23스크랩 세상



   하늘 한쪽 먹구름이 심상찮은게 한바탕 쏟아질듯 위태하다. 

이런 날에도 갈 수 있을려나...

문자를 막 보낼려던 참에

까톡...방금 출발했어요.

우리집까지 오는데 한 사십분 

하늘쳐다 보며  포기하고 있다가  

부랴부랴 씻고,  챙겨입고,

바구니에 과도칼도 하나 집어넣고...

등산화를 신어야 하나?


연중행사처럼 가던  명이나물캐기

올해는 늦은것 같기도 하고 별 흥미도 없고해서 잊고 있었더니

더 좋은 밭을 발견했다며 기어이 같이 가자 한다.

우리가 늘 가던 곳은 가시덤불이 많고 비탈진 개울가 옆이라 뜯기가 영 불편했단다.

비교가 안 되는 완전 프리미엄급 명이밭을 발견했다며...


부지런한 한인들에게 바쁜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달래를 시작으로  산부추, 명이나물 또 지천으로 깔려있는 삼엽채(참나물)

고사리, 취....  

(아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독일에도 뭐가 많네요 )

부지런한 이들은 나물 나오는 순서대로 따고 삶고 말리고

장아찌, 김치 별의별거를 다 만들고 산다는데

게으른 누구는  마지못해 따라가서도 깨작깨작ㅎ  




독일 명이나물밭 구경 해 보시겠습니까?

이맘때쯤이면 명이나물이 있는곳은 

마늘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지천에 깔려있어요.



우리집에서 다시 한 삼십여 킬로미터,

도시에 왠 차들은 그렇게나 막히는지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찾아간 어느 숲 속입니다.

그러게 가까운곳에 가자했더니... 입이 튀어나올뻔 했지만

 풍경을 보니 산책하기 아주 좋은 곳에 명이나물밭이 있어요.

독일사람들은 우아하게 산책하고

우리는  채집의 DNA가 흐르는 민족답게 ㅋ



한인들 대개 저마다 개인 명이밭한떼기씩들은  

 은밀하게 소유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이 좋은밭에 누가 왔다 간 흔적이 없습니다 



벌레 하나 먹은 흔적이 없는 정말 깔끔한 명이나물이네요.

프리미엄 맞습니다 ㅎ

"누가 이거 장사해도 되겠다..

장아찌를 담아서 한국으로 수출하는거야 

저거 봐 천만원은 금방 번다니까요..."

일년이면 꼭 한번씩 주고 받는 농담이지요.



에게 요거 밖에 안 뜯었어? "

뭐라 뭐라 잔소리하는 그녀

부부가 같이 온 그 집은 

제가 갖고 간 바구니 대여섯배는 족히 될 양을 따 갖고 내려 오네요.

그 집은 장아찌를 담글거라며

숨 죽으면 얼마 안되는 양이라고 엄살을 핍니다.

"아줌마 그래도 백만원 어치는 되겠다 ㅋ"







뭐든 아쉽게 돈 주고 사야 귀한 취급을 받는 모양이지요?

따와서는 한 이틀 천덕꾸러기신세였어요

귀찮아서 이틀을 노려 보다가 

페스토 (Pesto)를 만들기로 합니다.

잣, 올리브유, 파메산치즈, 굵은 바닷소금이 필요합니다.

( 알디에서 산 잣인데 단단님 감정 좀 해주세요ㅋ

 왼쪽 아래,오른쪽 위 아이들간 섞은 종같지 않습니까 )




명이나물은 페스토용으로는 줄기를 제거하는게 좋습니다.




명이나물 300그램, 볶은 잣은 비슷한 양으로 잡고 

파메산 치즈는 조금 더 작게

올리브유는 위의 재료들이  잘 갈릴 정도이니 

약 400정도가 들어갑니다.

나중에  페스토위를 올리브유로 덮어주어야 쉬 상하지가 않습니다. 

(레씨피가 다양해요. 잣대신 아몬드를 쓰는 사람도 있고 호두를 쓰기도 하는데

페스토Pesto는 원래는 잣을 넣긴 하지요.

취향에 따라,주머니 사정에 따라 치즈, 올리브기름양도 조절가능합니다.)







명이나물페스토 응용법 한가지

가장많이 쓰이는 파스타 소스외에 버섯구이가 있어요.

큰 양송이 버섯의 속을 파고 오븐에 200도 온도로 그릴기능으로 익혀서 

(처음부터 페스토를 채우면 물이 생겨서 질퍽해짐, 버섯에서 나오는 물을 없애야 함)

그 속에 페스토를 조금 채우고 염소치즈나 좋아하는 치즈를 얹어서 

다시 잠시 구워줍니다.







막 명이나물을 뜯기 시작할때

조금씩 후둑후둑 내리던 비가

끝마칠 무렵이 되니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비가 쏟아졌으니 저 정도 뜯고 말았지

아니면 정말 수천만원어치 욕심을 냈을지도 몰라요.


남은 명이로는 장아찌를 담구어 볼까,이러고 노려보기를 

또 다시 이틀 낮밤

더 늦어지기전에 데쳐서 봉지 봉지 냉동실로 직행시켰습니다.


에구...이래 게을러서

수천만원 농촌 고소득부수입은 언제 올리겠누ㅎ 



 





출처 : 빈티지 매니아의 사는 이야기
글쓴이 : 빈티지 매니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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